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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시장경제
"음식서빙로봇 'Ssyung car', 최저임금 부담 줄일 것"
김흥수 기자 승인 2018.03.13 06:38
초밥집 회전 턴테이블 개발 '오리온기계' 엄천섭 대표
강원도 영월의 산골짜기 소년이 회전식 초밥집의 회전턴테이블을 개발·보급하는 업체의 사장으로 성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절감이 최대 화두가 된 외식업계에 음식서빙을 담당하는 로봇의 등장은 이채롭기까지 하다. 초밥집의 회전 턴테이블. 김밥제조기계, 음식서빙로봇 ‘Ssyung car’ 등 여러 가지 식품기계를 개발한 오리온기계의 엄천섭(60) 대표를 만나봤다.
△ 식품기계 분야에서 독보적인 개발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계기가 있는가?
- 충북 단양에서 11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고향은 충북이지만 강원도 영월, 제천 등과 같은 생활권에 속해 있어 영월에서 초등·중·고등학교를 마쳤다. 산골에서 태어나 불 수 있는 것이라고는 논밭과 나무뿐이었다. 학창시절 수학여행과 현장견학 학습 등을 통해 포항제철, 쌍용시멘트, 현대자동차 등의 공장견학을 다니면서 커다란 기계 구경을 하면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들이고 너무 신기하고 또 재미있었다. 성인이 되거든 공장의 사장님이 되어야겠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
△ 산골에서 태어나서 기계회사의 사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산골에 있는 분교였다. 11남매의 막내였는데 위의 형과 누나들이 산골분교에서 학교를 다니면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없다며 영월읍내로 학교를 옮겨줬다. 고등학교를 입학할 당시 박정희 정부에서 독일처럼 기술자를 양성하려는 정책을 펴서 공업계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다. 학교 졸업후 방산업체에 들어가 선반일을 했지만 선반외의 다른 기계를 다루는 기술을 배울 수가 없었다.
병역을 마치고 여러 가지 기계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소규모 공장에 취업했다. 내 공장을 갖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몫돈을 만들기 위해 중동 건설현장으로 날아갔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3년 동안 일을 해 3천만원을 모았고 그 돈으로 내 공장을 시작했다. 일거리는 많았지만 외상거래가 많았고 일을 아무리 해도 외상값을 많이 떼여 돈을 모으지 못했다. 그렇게 3년 여간 공장을 운영하다가 기계를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본이나 독일 등지에서 수입된 노후기계를 수리하는 일부터 시작하면서 기계의 구조를 익혔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김밥기계 제작을 하게 되면서 기계제작일을 시작했다. 기계제작도 외상거래가 많았고 97년 외환위기를 고비로 공장문을 닫게 됐다. 심기일전해서 새출발하는 마음으로 다시 기계제작을 시작했고 현금거래만 하게 됐다. 주변에서 배가 불렀다는 비아냥이 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김밥기계를 시초로 해외의 기계 전시회를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기계개발을 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오리온기계의 식품기계들 @시장경제
△ 기계 전시회에서 주로 눈 여겨 보는 것이 있다면?
- 처음 제작했던 기계가 김밥기계여서인지는 몰라도 식품기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빠르기 때문에 일본의 식품기계를 많이 연구한다. 전시회에 가서 일본의 기계를 카메라에 담아 온다. 일본에서 성공한 기계는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 성공한다. 일본의 기계보다 발전된 기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한다.
△ 아직도 공장 근로자를 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현장은 어떤가?
- 요즘은 금속공장이라도 예전과 달리 작업환경이 깨끗하고 위험하지 않다. 정부에서도 근로환경 개선작업에 많은 지원을 해 주고 있다. 소공인활동을 하면서 외국연수를 나가보면 깔끔한 작업환경이 많이 부러웠다. 작업환경이 개선되고 공인들의 복지보장이 잘 되어 있다면 공인이라는 직업은 천시받지 않는다. 공무원이나 대기업에 지원자가 몰리는 이유는 복지와 평생보장이 되기 때문이다. 공인들은 우리 경제의 뿌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들을 천시하면 국가의 미래도 없다. 정부차원에서 공인들의 노후보장이나 복지 등을 지원해야 한다.
오리온기계의 턴테이블 @시장경제
△ 대표적인 3D업종으로 인력난이 심각하다는데 어떻게 해결하나?
- 문래동 머시닝밸리에 1,500개, 이 곳 신도림동에 500여개의 소규모 금속가공공장이 있다. 젊은 한국인들이 없어 거의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공장들의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이 곳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산업의 뿌리가 썩게 된다.
고용부나 소공인 지원센터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인난을 해결해 보지만 너무 어렵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수 조원의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만 하고 있다. 정부에서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노후보장만 해 준다면 당장 수십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뿐만 아니라 이 나라 산업의 뿌리도 튼실해 질 것이다.
△ 청년들을 공장으로 불러들이기가 쉬운 일은 아닐텐데?
- 젊은이들을 공장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청년들이 편의점 알바만 하지 말고 자동화 기기들이 배치된 깔끔한 공장에서 알바를 경험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편의점 알바보다 돈도 더 벌고 보람도 있다. 위험하거나 힘들지도 않다. 소규모의 공장과 학교를 연계해서 학점 등에 반영하거나 소공장 취업경력도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말로만 일자리 창출이니 최저임금 인상이니 떠들지만 말고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 회사에 모두 17명의 근로자가 있지만 정부의 일자리 지원자금 해당근로자는 한 명도 없다. 이게 무슨 최저임금 해결사인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소공인에 대한 지원금이 줄어들었다. 산업의 뿌리가 썩어가고 있다. 정부가 소공인들을 푸대접하는데 사회적 인식이 좋아질 수 있겠는가?
오리온기계의 턴테이블 @시장경제
△ 소공인협의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협의회를 구성해 무슨 일을 하려는가?
- 공인들이 힘을 합쳐서 정부의 지원사업에 요청을 하고자 한다. 미장원, 세탁소도 이해단체가 있는데 공인들은 이해단체가 없다. 대부분 고집 세고 단순하고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보니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정부를 믿지 않고 주변 사람의 조언을 잘 듣지 않는다.
공인들의 마음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 그들에게 교육을 통해 새로운 정보들을 투입해야 한다. 공인들이 진화하지 못하면 ‘공돌이’라는 호칭이 없어지지 않는다. 그나마 2세들이 가업으로 이어 받은 공인들은 열린 마인드가 있다. 부모가 일을 하면서 먹고 사는 과정을 봐 왔기 때문에 아버지의 옛날 방식을 자동화 개선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 요즘 개발하고 있다는 “Ssyung car”에 대해서 얘기해달라.
-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외식업계의 인건비 부담이 늘었다. Ssyung car는 해외 기계 전시회에 일본에서 출품한 기계를 보고 고안하게 됐다. 일본은 이미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음식을 서빙하는 기계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뒤를 좇고 있기에 음식서빙기계가 필요한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세인들의 관심이 인건비 절감에 쏠리고 있다. 손님이 식당에 들어가 테이블 위에 비치된 터치패드에 주문을 하면 주방으로 전달이 되고 주방에서 조리된 음식을 Ssyung car가 손님의 테이블로 음식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식당에서 서빙하는 인력을 줄이기 위해 고안했다. 일본은 이와 비슷한 ‘신칸센’이라는 제품이 이미 보편화되어 있다. 일자리가 없어지는 부작용에 대해 말들을 하지만 ‘로봇세’를 과세하면 된다. 일은 로봇이 하고 사람들은 여유를 즐기면 된다.
출처 : 시장경제신문(http://www.meconomynews.com)
오리온기계 엄천섭 대표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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